IB 수험생에게 열린 새로운 길
제주와 대구에서 처음 도입된 한국형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정이 대학 입시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IB는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교육과정이지만, 국내 입시제도와는 구조가 달라 학생과 학부모 모두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있는 교육제도다.

하지만 2024학년도 1기 졸업생들의 결과는 그 불안을 희망으로 바꿔놓았다. 수능을 치르지 않고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합격자를 배출했고, 해외 유명 대학까지 진학에 성공하면서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IB교육의 장점을 입시에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자신의 IB 성적, 학교 활동, 희망 전공에 따른 최적의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다.
1. 국내 대학: IB 학생을 위한 유리한 전형
① 학종 중심의 수시 전략
IB 학생들은 수능 대비보다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특기자 전형에 강점을 가진다. 주요 대학들은 학생부 대체 서류를 통해 IB 학생의 학업 역량과 활동을 평가한다.
-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에서 지방 학생들에게 기회가 있다. 수능 최저가 없어 IB 학생도 도전 가능. 다만 교사추천서, 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 기록이 핵심.
- 연세대·고려대: 해외고 출신과 같은 방식으로 IB 성적표·예상점수를 서류에 포함 가능. 면접에서 TOK·EE 경험이 큰 무기가 된다.
- 중위권 대학: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숙명여대, 서울과기대 등은 모두 수능 최저가 없는 학종을 운영한다.
- 건국대 KU자기추천: IB 점수 반영 없음, 교내 활동과 면접 중시.
-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학교 성적에 포함된 IB 성적은 인정. 활동기록표 제출.
- 단국대 DKU인재: IB 성적 반영 명시. IB 고득점 학생에게 강력 추천.
- 숙명여대 숙명인재: IB 성적 반영 안 함, 활동보고서가 핵심.
- 서울과기대 첨단인재: 면접 비중이 커 IB 학생의 논리적 사고력 어필 가능.
② 교과전형의 한계와 활용
교과전형은 주로 내신 등급을 평가해 IB 학생에게는 불리하다. 다만 일부 대학은 학교장의 추천서나 IB 이수 증명을 통해 일정 부분 보완이 가능하다. 교과 성적이 높은 학생이라면 일부 국공립대 지역균형 선발을 노려볼 수 있다.

③ 논술전형
IB 학생 중 영어·국어 글쓰기에 강점을 가진 학생들은 논술전형을 고려할 만하다. 연세대·성균관대·경희대 등은 논술전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능 최저 없는 전형이 IB 학생에게 열려 있다. TOK, EE를 통해 에세이에 익숙한 IB 학생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2. 학과 선택: IB와 잘 맞는 전공
작년 IB 졸업생들의 선택과 대학별 합격 데이터를 보면 다음 학과들이 강세를 보였다.
- 심리학: TOK·EE 경험과 논리적 글쓰기에 강한 IB 학생에게 적합.
- 생명과학/바이오: HL Biology·Chemistry를 이수한 학생에게 유리. UNIST·DGIST 진학 사례도 있음.
-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발표·토론 경험이 많은 IB 학생과 궁합이 잘 맞음.
- 국제학/국제관계학: 영어능력과 글로벌 시각을 갖춘 IB 학생에게 최적.
- 경영·경제학: 수학 HL 이수자의 경우 계량분석 능력으로 강점 발휘.

반면, 국문학·법학 등 한국 제도 중심 학문은 IB 학생에게 상대적으로 적응 장벽이 있을 수 있다.
🤷♂️ 학과 선택 가이드 (IB 학생 강점 기반)
전공 분야 | IB 강점 연결 | 유리 대학/전형 예시 |
---|---|---|
심리학 | TOK·EE 글쓰기·비판적 사고 |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 |
생명과학/바이오 | HL Biology/IA 실험 경험 | 단국대, 경희대, NUS |
미디어·커뮤니케이션 | 발표·토론, CAS 프로젝트 | 세종대, 숙명여대 |
국제학/국제관계학 | 영어능력, 글로벌 시각 | 경희대 국제학, 홍콩대 |
경영/경제학 | 수학 HL, Business Management 과목 | 고려대, 싱가포르 NUS |
컴퓨터공학 | 수학 HL + ITGS | 서울과기대, NTU |
3. IB 점수를 아예 반영하지 않는 대학 (활동 중심)
이 대학들은 IB 성적표를 받지 않고, 교내 생활기록부·대체서류·활동보고서만으로 학생부종합 평가를 진행 따라서 DP 최종 점수가 아직 없거나 낮더라도, 활동·면접만으로 지원 가능
대학 | 전형명 | 학과 예시 | 특징 |
---|---|---|---|
건국대 | KU 자기추천(학종) | 인문: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심리학 / 자연: 생명과학, 수의학과 | IB 점수 반영 없음. 활동·세특·면접 위주. CAS·EE 경험 적극 활용. |
숙명여대 | 숙명인재(서류형/면접형) | 인문: 정치외교, 경영학, 소비자경제 / 자연: 화학, 생명시스템 | IB·SAT 등 성적 일절 반영하지 않음. 활동보고서로 EE·TOK 경험 기록 가능. |
서울과기대 | 첨단인재(학종) | IT정책전문, 컴퓨터공학, 바이오·화학공학 | 1단계 서류, 2단계 면접 100%. IB 점수 제출 불필요. 면접에서 논리적 답변·프로젝트 경험 강조. |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 중위권 여대 | 학생부종합(면접형) | 문과 전공 전반, 디자인·예체능 | 수능 최저 없음. IB 점수 제출 안 함. 생활기록부 대체서류로 충분. |
4. IB 성적은 제출 가능하지만 필수 아님 (선택 제출)
이 대학들은 IB 성적이 있으면 참고하지만, 제출하지 않아도 지원 가능. 점수가 애매하거나 불리할 경우 아예 제출하지 않는 전략이 가능
대학 | 전형명 | 학과 예시 | 특징 |
---|---|---|---|
경희대 | 네오르네상스 | 인문: 국제학, 후마니타스학부 / 자연: 응용과학, 의생명 | 학교 성적표 내 IB 과목 성적만 인정. 점수 없으면 교내 활동만 반영. |
세종대 | 창의인재(학종) |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호텔관광, 애니메이션, 항공우주공학 | IB 점수 제출 가능하지만 필수 아님. 활동·포트폴리오 강점이면 유리. |
중앙대 | 다빈치형인재(학종) | 인문·사회·자연 전 학과 | IB 성적 일부 반영 가능. 점수 부족하면 활동과 서류로 커버 가능. |
단국대 | DKU인재(면접형/서류형) | 국제학부, 미디어콘텐츠, 생명과학 | IB 점수 권장이나 필수는 아님. 점수 미제출 시 활동 평가로 대체. |
5. 논술 전형 – IB 점수와 무관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 없는 학교를 고르면 IB 성적과 전혀 관계없이 도전 가능. IB 학생들은 EE·TOK로 글쓰기 훈련이 되어 있어 강점
대학 | 학과 예시 | 특징 |
---|---|---|
연세대(서울·미래) | 경영, 경제, 심리, 생명시스템 등 | 수능 최저 없는 논술 전형 존재. 논리적 글쓰기 강점 발휘. |
성균관대 | 사회과학·자연과학 전반 | 일부 모집단위 수능 최저 없음. IB 학생의 글쓰기 역량 활용 가능. |
경희대 | 국제학부, 의예 제외 대부분 | 논술형 문제 + 수능 최저 없는 학과 있음. |
한국항공대 | 항공운항학과, 항공우주·교통물류 | 항공계열 논술. 수능 최저 없음, IB 점수 불필요. |
6. 해외대학 지원 전략
IB의 가장 큰 장점은 해외대학 지원 자격이 자동 확보된다는 것이다. 한국 수능을 치지 않아도 IB 성적으로만 글로벌 대학에 도전할 수 있다.
- 홍콩대·홍콩과기대: IB 37~40점 이상이면 합격권. 인터뷰 영어 준비 필수.
- 싱가포르 NUS·NTU: IB만으로 지원 가능. 한국 학생의 SAT 요구 면제. 40점 이상 고득점자에 강력 추천.
- 일본 대학: 77개 대학 IB 전형 운영. 와세다·게이오·도쿄대 일부 과정은 IB 전형에서 영어 서류와 인터뷰만 요구.
- 영국 대학 (UCAS): IB Predicted Score로 지원 가능. 옥스포드·캠브리지는 38~40점 이상 요구.
- 미국 대학: IB 6~7점 과목은 AP 5점에 준해 인정. Early Action/Decision으로 국내 수시와 병행 가능.
- 캐나다·호주 대학: IB 30점대 중후반으로 진학 가능. 국내 정시 발표 이후 결과를 보고 선택 가능.
7. 학생 유형별 맞춤 전략
- IB 고득점자(38점 이상 예상)
- 국내: 단국대 DKU인재, 연세대·고려대 학종에 도전.
- 해외: 영국·홍콩·싱가포르 최상위 대학 병행 지원.
- 중간대 성적(30~36점)
- 국내: 건국대, 경희대, 숙명여대, 서울과기대 등 IB 성적 반영 제한적 대학 공략.
- 해외: 캐나다·호주·일본 대학 지원 가능.
- 성적보다 활동 중심 강점
- 국내: 학종 서류·면접형 전형 집중. TOK, EE, CAS 프로젝트를 자기소개서와 면접 소재로 활용.
- 해외: 활동과 에세이를 중시하는 미국 대학 지원.
- 안정志向 학생
- 국내: 교과·지역균형 전형, 국공립대 안정 지원.
- 해외: 일본 IB 전형으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대학 고려.
8. 학부모와 학생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 수능 없는 전형 찾기: IB 학생에게 필수 조건.
- IB 성적 제출 여부 확인: 대학별 차이 크므로 반드시 입학처 공지 확인.
- 활동 보고서·대체 서류 준비: EE·TOK·CAS 활동을 구조화해 기록.
- 해외대학 마감일 관리: 영국·미국 조기지원, 홍콩대·일본 전형 등 일정 병행 주의.
- Plan A와 Plan B 병행: 국내 수시 합격과 해외대 conditional offer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안전
9. 현실적 조언
- IB 점수가 낮은 학생: 건국대, 숙명여대, 서울과기대 등 IB 점수 요구 없는 학종 집중.
- IB 점수 중간 학생: 경희대, 세종대, 중앙대처럼 제출 선택형 대학에서 전략적 선택.
- 논술 강점 학생: 수능 최저 없는 연세·성균관대 논술 병행.
- 안정志向: 국공립대 지역균형·중위권 학종 + 일본·호주 대학 IB 전형 동시지원.
IB 학생에게 주어진 기회는 더 넓다
IB 학생들에게 2025학년도 입시는 “좁은 문”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길을 여는 문이다. IB 디플로마라는 세계적 자격은 국내 대학에서도 점차 인정받고 있고, 해외 명문대 진학에도 가장 강력한 열쇠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성적, 활동, 진로 희망을 냉정히 분석해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는 것이다. 단순히 “성적순”이 아니라, IB에서 배운 탐구와 자기주도성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올해 IB학교 3학년들이 국내외 무대에서 자신만의 길을 자신있게 개척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