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퍼레이드가 드러낸 세계 질서의 균열
2025년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단상에 나란히 선 장면은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단순한 기념식 이상의 의미였다. 이 장면은 미국·일본·한국으로 이어지는 ‘한·미·일 축’**과 중국·러시아·북한이 연대하는 ‘북·중·러 축’의 대립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국제 정세의 핵심 질문은 명확하다. 경제력과 군사력의 균형에서 어느 블록이 우위에 있으며, 이는 향후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
경제력: 압도적 격차, 그러나 변수는 존재한다
경제적 규모만 놓고 보면 한·미·일 블록의 우위는 분명하다.
- 미국의 명목 GDP는 약 27.7조 달러, 세계 1위다.
- 일본은 약 4.2조 달러, 한국은 약 1.7조 달러 규모다.
이를 합치면 총 33.6조 달러로, 세계 GDP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북·중·러 블록은 규모에서 한계를 보인다.
- 중국이 약 17.8조 달러로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지만, 성장세 둔화와 부동산 위기가 부담이다.
- 러시아는 약 2.24조 달러, 서방 제재와 에너지 의존도가 발목을 잡는다.
- 북한은 약 150억 달러 수준으로, 세계 경제에서 미미한 존재다.
총합 약 20조 달러로, 한·미·일에 비해 약 40% 이상 뒤처진다.
즉, 경제력에서는 한·미·일이 절대적 우위에 있다. 이는 군사력 유지와 첨단 기술 투자 능력에서 직결된다. 다만 중국의 경제 규모와 제조업 저력은 여전히 ‘체급’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군사력: 질과 양의 대립
군사력에서는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 미국이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병력 규모와 재래식 무기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 글로벌 군사력 순위
- 미국은 세계 1위. 항공모함 전력, 스텔스 전투기, 글로벌 기지 네트워크에서 독보적이다.
- 중국과 러시아는 2·3위를 다투며, 병력과 핵무기에서 무게감을 갖는다.
- 한국은 5위, 일본은 8위권으로 동북아 군사력의 핵심축이다.
- 탱크·지상전력
- 중국: 6,800대, 러시아: 5,750대, 북한: 4,300여 대 보유.
- 미국: 4,600대, 한국: 2,500대, 일본: 1,000여 대 수준.
→ 수량만 보면 북·중·러 우위, 그러나 성능·운용체계는 서방이 훨씬 앞선다.
- 항공력
- 미국은 전투기만 3,300대 이상, 최신형 F-35 대량 배치.
- 북한은 600여 대 보유하지만 대부분 노후화.
- 한국·일본은 F-35, F-15, 차세대 전투기로 공군력 현대화를 진행 중.
→ 공중 우세는 한·미·일이 확실히 장악.
- 핵무기
- 러시아 약 5,900기, 미국 약 5,200기, 중국 약 500기.
- 북한은 30~60기로 추정.
→ 북·중·러가 핵무기 총량에서 우위, 그러나 미국의 기술력과 미사일 방어 체계는 견고하다.
동맹 구조: 안정성과 불균형
- 한·미·일 블록은 경제·군사 모두에서 안정적 분업 구조를 갖춘다. 미국이 군사적 보호 우산을 제공하고, 일본과 한국은 경제력과 첨단 기술로 뒷받침한다.
- 북·중·러 블록은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점이 약점이다.
- 중국은 글로벌 경제 의존도가 크고, 과도한 대결 구도를 피하려 한다.
- 러시아는 전쟁으로 인해 국제 제재에 갇혀 중국 의존도가 심화됐다.
- 북한은 중국·러시아의 지원이 없으면 생존이 어려운 수준이다.
즉, 북·중·러는 ‘전략적 편의 동맹’에 가깝고, 한·미·일은 제도화된 동맹 네트워크라는 차이가 있다.
미래 변수: 인구, 기술, 정치
- 인구 구조
- 한국과 일본은 초저출산으로 병력 확보에 어려움.
- 중국도 급격한 인구 감소세로 군사 지속 가능성에 도전.
- 북한은 인구는 적지만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20% 이상으로 군사 집약적 구조.
- 기술 패권
- 미국·일본·한국은 반도체, AI, 레이저 무기 등 첨단 분야에서 우위.
- 중국은 양적 군비 증강과 AI·극초음속 무기에서 돌파구를 모색.
- 러시아는 핵무기와 재래식 미사일에서 여전히 위협적.
- 정치적 안정성
- 미국은 정치적 양극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동맹의 중심 역할 유지.
- 중국은 권위주의 통치 강화로 내부 리스크 존재.
- 러시아는 장기전으로 소모, 북한은 불안정한 경제와 국제 고립 심화.
결론: 압도적 경제 vs 무게 있는 군사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경제력: 한·미·일이 압도적 우위.
- 군사력: 미국의 기술력 vs 북·중·러의 병력·핵무기 총량 대립.
- 동맹 안정성: 한·미·일은 제도화된 신뢰 기반, 북·중·러는 이해관계 연합.
따라서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는 한·미·일 블록이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 현대화, 러시아의 핵 억지력, 북한의 돌발적 행동은 국제 정세를 언제든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국제 질서는 단순한 경제·군사력 수치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정치적 리더십, 기술 혁신, 사회 안정성까지 포함된 종합적인 힘이 결국 승부를 가른다. 이번 전승절 퍼레이드는 그 균열의 서막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심층분석] 경제와 군사력으로 본 신(新)블록 경쟁
시나리오 비교: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구분 | 시나리오 1: 제한적 충돌·관리된 위기 | 시나리오 2: 전면적 충돌·핵 억지 시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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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점 | 대만 해협 봉쇄, 한반도 국지도발 | 대만 무력 충돌, 북한의 대규모 남침 |
주요 행위 | – 중국: 대만 압박 – 북한: 미사일·도발 – 미국·일본·한국: 방어 개입 – 러시아: 유럽 압박(간접 개입) | – 중국: 대만 상륙 작전 – 북한: 전면전 돌입 – 미국: 집단방위 참전 – 일본: 전수방위 넘는 개입 – 러시아: 동북아 전선 참여 |
전투 양상 | – 미사일·드론·사이버전 중심 – 국지적 교전, 대리전 형태 | – 공중전·해상전 본격화 – 한반도 지상전 가능 – 전술핵 사용 위험 고조 |
경제 영향 | – 글로벌 공급망 붕괴 –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 세계 경기 침체 | – 금융·식량·에너지 시스템 전면 마비 – 제3차 세계대전급 충격 |
결과 | – 전면전 확산은 억제 – 긴장 장기화, “승자 없는 전쟁” | – 핵 억지 체계 시험대 – 제한적 핵 사용 시 파국적 결과 |
가능성 | 중·고확률 (현실적) | 저확률·고위험 (극단적) |
결론: 균형 위의 불안정
이번 전승절 퍼레이드는 단순한 행사 이상이었다. 한·미·일과 북·중·러의 경제력·군사력 균형을 비교하면, 경제적 우위는 확실히 한·미·일 쪽에 기울어 있다. 그러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전쟁 양상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지도자의 선택, 위기 관리 능력, 국제사회의 중재 역량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나리오 1: 제한적 충돌과 관리된 위기 (Proxy War 중심)
전개
- 발화점: 대만 해협 또는 한반도에서 충돌이 시작된다. 중국은 대만 봉쇄 작전을 실시하고,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확대한다.
- 미국·일본·한국은 방어적 차원에서 군사 개입을 시작한다. 미국 항모 전단이 대만 해협에 진입하고, 한국은 북한 국지도발에 대응한다.
- 러시아는 유럽 전선에서 서방의 주의를 끌기 위해 우크라이나·발트해 방향 압박을 강화하지만, 직접 대규모 전투 개입은 자제한다.

특징
- 전쟁의 무게 중심은 ‘직접 충돌’이 아닌 **대리전(proxy war)**으로 이동한다.
- 미사일, 드론, 사이버전이 주요 수단이 되며, 핵무기 사용은 억제된다.
- 전선은 국지적으로 격렬하나, 경제 제재·사이버전·에너지 무기화 등 비군사적 압박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
결과
- 전면전 확산은 피하지만, 동북아시아 전체가 장기적 긴장 상태로 들어간다.
- 글로벌 공급망 붕괴, 원유·가스 가격 급등, 반도체·희토류 자원 부족이 세계 경제를 강타한다.
- 승자 없는 전쟁: 한·미·일은 군사적 억제에는 성공하나, 경제 충격이 크다. 북·중·러는 연대감을 과시하지만 장기적으로 피로 누적.
시나리오 2: 전면적 충돌과 핵 억지의 시험
전개
- 발화점: 대만 무력 충돌이 본격화되고, 한국 북부 국경에서 북한군이 대규모 도발을 감행한다.
- 미국은 집단 방위 조약을 근거로 즉각 참전, 일본 자위대도 전수방위 한계를 넘어 참여한다.
- 러시아는 동북아 전선에 군사 자산 일부를 투입하면서 미·러 긴장이 유럽과 아시아 양 전선으로 확대된다.

특징
- 전투는 공중전·해상전 중심으로 전개된다. 미·일의 해군력과 중국의 미사일 전력이 충돌하며, 한반도는 지상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 초기에는 한·미·일이 공군·해군 우세를 바탕으로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지만, 중국·러시아의 미사일 집중타격으로 주요 기지가 위협받는다.
- 북한은 전면전 상황에서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높인다.
결과
- 핵 억지 체계가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은 핵 보복 위협으로 북한과 러시아를 억제하려 하지만, 국지적 전술핵 사용이 현실화될 경우 위기는 세계대전급으로 번진다.
-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식량·에너지 시스템이 마비된다. 국제기구는 긴급 휴전 중재에 나서지만, 냉전 시대보다 훨씬 복잡한 다극 대립 구조가 등장한다.
- 파국적 시나리오: 핵무기 사용이 제한적이라도 현실화된다면 인류 전체가 “제3차 세계대전”의 문턱에 선다.
종합적 해석
- 시나리오 1(제한적 충돌)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각국 모두 전면전이 자멸적 결과를 가져올 것을 알기에, 대리전·경제전·사이버전 형태의 경쟁이 장기화될 것이다.
- 시나리오 2(전면전)은 저확률·고위험 시나리오다. 그러나 지도자의 오판, 위기 관리 실패, 예상치 못한 사건(예: 오인 발사, 해상 충돌)이 발생하면 현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세계는 제한적 충돌과 전면적 파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셈이다.
균형은 존재하지만, 이제 그 균형은 극도로 불안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