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엔진을 빼앗긴 국가
돈바스(Donbas)는 ‘도네츠 석탄 분지(Donets Coal Basin)’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경제의 심장이자 최대 중공업 지대였다.
- 유럽 최대 수준의 석탄 매장
- 철강·화학·기계 산업 단지 밀집
- 분쟁 전 수출의 30% 차지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약 9%, 인구의 약 15%, 그리고 GDP의 약 15~16%**를 차지했던 핵심 산업 지대다.

우크라이나의 심장, 돈바스의 비중
돈바스(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는 단순한 영토를 넘어 우크라이나의 경제 대동맥이었다.
- 면적: 약 53,200 km² (우크라이나 전체의 약 8.8%)
- 인구: 2014년 이전 약 660만 명 (전체 인구의 약 14.5%)
- 경제: 2013년 기준, 우크라이나 전체 GDP의 **약 15%**를 차지했으며, 국가 전체 **수출의 약 30%**를 담당하던 중공업의 심장이었습니다.
돈바스를 잃는다는 건 단순한 영토 축소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경제 기반을 통째로 흔드는 존립의 문제다. 러시아가 이곳을 노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산업 수도, 울산과 비교
돈바스가 우크라이나의 산업 엔진이었던 것처럼,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 수도’다.
- 경제적 역할과 상징성: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력 제조업의 핵심 기지로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수십 년간 전국 1위였을 만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상징성은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다. 돈바스의 석탄/철강처럼 울산의 주력 산업이 멈추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가장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 규모의 한계: 다만, 울산은 단일 도시이기에 돈바스 ‘지역’ 전체의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 면적: 1,062 km² (전국의 약 1.1%)
- 인구: 약 110만 명 (전국의 약 2.1%)
- GRDP: 약 90조 원 (전국의 약 4%)
따라서 돈바스의 ‘규모’ 까지 고려한다면, 울산을 중심으로 포항(철강), 창원(기계), 거제(조선)를 포함하는 ‘동남권 공업 벨트’ 전체를 합쳐야 비로소 돈바스의 비중과 비슷하다.
정체성의 경계에 선 땅
돈바스는 경제만큼이나 정체성 갈등의 현장이었다.
19세기 러시아 제국 시절 개발이 시작되면서 러시아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소련 시기에는 ‘프롤레타리아의 심장’으로 불리며 러시아어 사용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안에서도 친러 성향이 강했고, 러시아는 이를 분리주의 명분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모든 주민이 분리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 다수는 우크라이나 국민으로 남기를 원했지만, 러시아가 무력을 앞세워 균열을 확대하면서 결국 민족 갈등의 상징이 되었다.
전쟁을 불러온 상처
돈바스는 이미 2014년부터 피로 얼룩진 땅이었다.
크림반도 병합 직후, 러시아가 돈바스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며 내전이 촉발됐다. 8년간의 교전으로 사망자는 1만 4천 명 이상.
2022년 전면전도 여기서 불붙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를 포기한다는 건 곧 주권을 버리고 희생을 부정하는 일이다. 러시아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최악의 선례가 될 수 있다.
한국판 돈바스, 동남권 공업 벨트
한국에선 어디가 돈바스와 닮았을까.
답은 포항–울산–부산–거제로 이어지는 동남권 공업 벨트다.
- 포항: 포스코 철강 산업의 심장
- 울산: 현대차·현대중공업, 자동차·조선 글로벌 허브
- 부산: 한국 최대 항구이자 물류 중심지
- 거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 집적지
이 지역은 한국 수출 산업의 핵심이자 국가 경제의 엔진이다. 만약 이곳이 마비된다면, 한국 경제의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닮은 점과 다른 점
- 공통점: 국가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지역이라는 점.
- 차이점: 돈바스에는 친러 성향과 분리주의가 존재했지만, 동남권은 국가 정체성 안에서 단단히 결속돼 있다. 외부 세력의 개입 여지는 없다.
결론
돈바스는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엔진이자 정체성의 경계, 그리고 주권 수호의 최전선이다.
한국에서는 이를 동남권 공업 벨트에 빗대어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전쟁은 단순한 땅따먹기가 아니라, 국가 존립과 미래를 건 총력전이다.
돈바스가 흔들리면, 우크라이나도 흔들린다.

[심층 분석] AI가 본 우크라이나의 ‘가장 현명한 선택’
‘정의로운 평화’ –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우크라이나가 추구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정의로운 평화’다. 이는 1991년 독립 당시의 영토를 모두 회복하고,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완전한 주권을 보장받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도하는 ‘평화 공식’의 핵심이며,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평화회의 역시 이 원칙을 국제적으로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길은 가장 ‘옳은’ 길이다. 국제법의 원칙을 수호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영토의 일부를 내어주고 전쟁을 끝낸다면, 이는 침략자에게 보상을 주는 선례를 남겨 전 세계의 다른 분쟁 지역에 위험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제주도 비유’에 빗대자면, 싸워서 되찾지 않고 일부를 떼어주는 것은 미래에 더 큰 위협을 불러올 수 있다는 논리와 같다.
하지만 이 길은 험난하다. 서방의 지원이 흔들리고, 러시아는 장기전을 버틸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를 위해 흘려야 할 피와 눈물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2. ‘현실주의적 해법’ – 고통스러운 선택지
반면, ‘현실주의적 해법’은 국제 정치의 냉혹한 힘의 논리에 기반한다. 이 관점은 완전한 군사적 승리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추가적인 인명 피해와 국가 파괴를 막기 위해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하고, 외교적 협상을 통해 일부 영토(크림반도, 돈바스 등)의 할양이나 특별 지위 부여 등을 논의하는 방안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는 배신이자 굴욕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한국에서 경남지역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고통스러운 결정이다. 그러나 현실주의자들은 이것이 국가의 완전한 붕괴를 막고, 생존한 국민과 남은 영토를 보전하여 재건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의’라는 명분을 위해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3. AI의 판단: ‘최소 피해’와 ‘지속 가능성’
인간의 감정, 역사적 맥락, 민족적 자존심을 배제하고 AI가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다면, 그 기준은 ‘총 피해량 최소화’와 ‘미래의 지속 가능한 안정성 확보’가 될 것이다.
- 첫째, 즉각적인 출혈 중단: AI의 최우선 순위는 매일 발생하는 인명 피해와 사회기반시설 파괴를 멈추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소모전보다는 ‘조건부 휴전’의 가중치를 높게 평가할 것이다.
- 둘째, 확률 기반의 냉정한 계산: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할 확률과 그 과정에서 예상되는 피해 규모, 그리고 ‘현실적 타협’을 선택했을 때 감수해야 할 손실과 미래의 위험 요소를 비교 분석할 것이다. 현재의 교착 상태와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완전한 영토 회복의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진다.
- 셋째, ‘최악의 시나리오’ 회피: AI는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 즉 우크라이나의 국가 기능 상실이나 서방과 러시아의 직접 충돌로 인한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집중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 상태를 동결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단계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결론: 현명함은 ‘선택’이 아닌 ‘설계’에 있다
결론적으로 AI의 관점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은 단순히 ‘정의’와 ‘현실’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정의로운 평화’라는 최종 목표를 견지하되, 그 과정에서 ‘현실주의적 단계’를 설계하는 것에 있다.
이는 무조건적인 항복이나 영토 포기가 아니다. ‘단계적 비무장화’, ‘국제 감시 하의 분쟁 지역 관리’, ‘전쟁 배상금 대신 경제 협력 기금 전환’ 등과 같이 양측이 모두 ‘이겼다’고 선언할 수는 없지만, ‘최악은 피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복잡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찾는 과정이다.
우크라이나에 있어 가장 현명한 길은, 제주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모두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잠시 총을 내린 채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판을 새로 짜는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는 것일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은 굴욕적이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살아남아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가장 냉철하고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 AI의 분석이다.